설국 열차, 노아의 방주가 된 자본주의 상징인 기차
오늘은 대한민국의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설국열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프랑스 SF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는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틸다 스윈튼, 에드 해리스, 제이미 벨, 존 허트,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SF만화가 원작인 '설국 열차'는 냉전시대 갑작스러운 기온 강하로 혹독한 추위가 닥친 지구를 배경으로 난방과 식량자급이 가능한 설국 열차만이 유일한 생존처가 되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로 제작된 '설국열차'는 기상 이변으로 인류에게 닥친 새로운 빙하기, 생존 인류 전원을 태운 채 질주하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인 기차 안에서 펼쳐지는 숨 가쁜 반란을 줄거리로 다룬 작품입니다. 함께 설국열차를 타러 가보실까요?
열차 안의 세상도 결코 평등하지 않다
지금 현재도 극심한 기후변화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서 국제기구를 만들게 되고, 지구 대기 전체에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물질인 CW-7(Cold Weather)을 살포하게 됩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지구는 빙하기에 빠지게 됩니다.
기상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의 지구. 인류의 마지막 날,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SF 장르의 기술적 새로움과 비주얼 스펙터클에 치우치기보다는, 좁고 긴 기차 안을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긴장과 충돌을 기본적인 주제로 삼아 보여줍니다.
비싼 티켓으로 탑승한 객차의 사람들은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겨우 꼬리칸에 탑승한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우성치는 비판적인 사회적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언제 어느 시대에도 계급사회는 있어왔습니다. 영화에서는 엔진이 있는 앞쪽이 계급을 주도하는 곳입니다.
열차는 계급사회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살고 있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에는 가까스로 기차에 올라탄 사람들이 헐벗은 채 창문도 없는 비좁은 화물칸에서 생존만을 위해서 바글대는 것과는 다르게 비싼 티켓으로 선택된 사람들만 탑승한 앞쪽칸은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에서 뒹굴고 사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칸으로 가면 갈수록 꼬리칸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식물원과 수족관. 수족관에서는 초밥도 먹을 수 있고, 화려한 클럽과 사우나도 즐기며 살고 있습니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곧 일으킬 때가 왔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꼬리칸 사람들이 식량으로 먹는 프로틴 바(단백질 바)에 항상 누군가 쪽지를 보내 그들에게 정보를 줍니다. 꼬리칸을 지키는 앞칸의 경비병들의 총에 총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은 결국 폭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비좁은 일직선의 기차에는, 우회로가 없습니다.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그저 돌파해야만 합니다.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설국열차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 영화는 보여주는 모든 것이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단순한 듯한데 알아차리기는 어렵다고 할까?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위해 발버둥 치는지를 출구가 없는 기차의 특성상 현미경처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인류가 멸망한 이후 노아의 방주가 된 기차라는 특수한 공간과 시간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설국열차'. 또한 달리는 기차 안에서 주인공들도 앞쪽으로 달려 나가는, 두 가지 형태의 질주는 영화의 기본적인 배경으로 깔리며 심장박동을 빨라지게 합니다.
달리는 기차, 인간들도 앞을 향해 달려간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격렬하게 앞으로 돌진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들이 한편으로는 우리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인간적인 면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국영화'기생충'에서는 가상의 세계가 아닌 보다 현실적인 배경에서, 현실적 제약들과 절망을 보여줬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설국열차'는 개봉하자마자 영화 평론가들과 관객들로부터 호평과 악평으로 나뉘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관객들 평점도 역시 극과 극의 평점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설국열차는 인간들은 무엇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인지 생각에 혼란이 오지만 끝없이 물음을 던지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결국 윌포드와 커티스가 마주하게 됩니다. 윌포드는 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보를 알려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길리엄과 친구사이이며, 이 폭동은 원래 그 동굴에서 끝났어야 한다고, 계속 늘어나는 인구수를 가끔씩 조절해줘야 하는 역할 또한 자신의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커티스에게 윌포드는 자신의 자리를 이제 네가 맡아 달라고 말합니다.
그때 요나가 커티스와 윌포드에게 다가가 윌포드의 방바닥 타일을 뜯어내려고 합니다. 커티스는 요나의 이상한 행동에 윌포드의 방바닥 타일 안쪽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곳에는 꼬리칸에서 그들이 데려갔던 어린아이들 중 한 명이 기계 대신 기차의 기계부품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커티스는 자신의 한쪽 팔을 기계 사이에 대신 끼워 넣고 그 아이를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차 밖으로 나가는 문에 불을 붙이고 문이 폭발하는 순간 남궁민수와 커티스가 요나와 그 아이를 끌어안아 폭발에서 구하게 됩니다. 폭발과 함께 열차는 전복되고 커티스와 남궁민수의 보호로 요나와 아이는 살아남게 됩니다. 그 둘은 열차 밖으로 나오게 되고 눈 속에서 곰을 보며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영화에서 곰은 바깥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세상에서 누구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살아있는 곰을 보여주면서 인간들도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 빙하기를 다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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