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도시 2, 마블리의 슈퍼 히어로급 액션
역시나 범죄도시 2는 마동석의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에 의한 영화였습니다. 배우 마동석의 액션 특징은 어떻게 될지 예상은 되지만, 주먹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날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다는 것 아닐까 합니다. 마석도 형사의 주먹은 더욱 업그레이드됐습니다.
1편에 비해서 더욱 강해진 마석도에게는 킬러, 사이코, 살인마 따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좀 더 잔인한 장면이 1편보다는 많은 것 같지만 마블리가 워낙 든든한 덩치로 등장해서 모두들 싸우기 전에 이미 결론이 난 느낌입니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이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살짝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 걱정은 우리의 마블리 마동석이 주먹으로 날려버렸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1편의 살인마 '장첸'을 누를 수 있는 자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강해상'을 연기한 손석구 배우의 눈빛과 그의 차분한 연기톤으로 완벽하게 해소됩니다. 피지컬만으로도 정말 나쁜 놈이구나라는 게 전달됩니다. 10킬로가량 증량했다고 했는데, 현재 드라마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일말의 감정이 없는 그냥 '악'으로 표현하는 손석구 배우가 어쩌면 장첸보다 더 악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새로운 빌런, 손석구는 장첸보다 싸움실력도 뛰어난 인물입니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쓰러졌던 장첸과 달리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며 수많은 조폭들을 쓰러뜨리고, 마동석과도 대적합니다. 손석구가 맡은 ‘강해상’이라는 인물은 냉혈한이고, 거슬리는 건 일단 베고 보는 성격이라 긴장감이 더 올라갑니다만, 캐릭터성 측면에서 장첸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조금 심심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거 같습니다.
손석구 배우가 출현하고 있는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공감을 일으키는 반면, 영화 속의 강해상은 눈빛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슷한 캐릭터를 이렇게 다르게 연기할 수 있다는 연기력이 놀랍기도 합니다.
강해상'이라는 희대의 악당과의 스토리에서 '전일만' 반장을 비롯해서 많은 팀원들이 다치게 됩니다. 새로운 신참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금천서 강력반은 힘듭니다. 금천서 강력반은 어느 날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해 오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마석도'(마동석) 형사와 반장 '전일만'이 파견됩니다.
여러 가지로 열악한 환경에서 용의자를 조사하던 그들은 상황의 심각함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용의자보다 더 위험한 놈이 '강해상'(손석구)입니다. 베트남에 온 사업가나 여행객을 납치해 인신매매를 자행하는 악당으로, 마침 '강해상'은 한국의 유명한 조폭의 두목 아들을 이미 죽인 상태에서 부모에게 돈을 뜯어내는 중이었습니다.
중반에 과거에 죽은 줄 알았던 이수파의 두목 '장이수'(박지환)가 등장하면서 딱 필요한 만큼 영화의 개그감을 끌어올려줍니다. 인상은 여전히 험악하지만 마동석 형사 앞에서의 그는 여전히 앙증맞은 느낌입니다. 영화를 보면 그의 외침에 극장이 뒤집어질 정도의 아실만한 엄청난? 패러디도 한몫합니다. 얼굴이 알려진 경찰을 대신하기 위해 밀입국자 위장결혼 사업을 하는 '장이수'를 협박하여 부인의 운전기사로 붙이고 미행을 시작한 경찰은 여러 가지 고비를 넘기면서 다행히도 조폭 두목의 신변을 무사히 확보합니다.
최귀화 배우와 박지환 배우가 다시 한번 등장하여 반가움과 동시에 극의 개연성을 끌고 갑니다. 1편을 안 보고 보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지만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액션 영화의 결말은 당연히 사필귀정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 많은 영화를 보면서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연기력, 액션 모두 충분했지만, 범죄도시라는 영화를 본 많은 분들에게는 아직도 범죄 도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장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이유는 바로 대사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뉴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떠올리면 그 캐릭터를 대표할만한 명대사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장첸을 생각하면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혼자야?", "니 내 누군지 아니?", "그거까지 알아야 되니", "나 장첸이야" 등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조력자들의 역할도 컸다고 봅니다. 범죄도시 1편에서는 장첸 외에도 위성락(진선규), 양태(김성규)라는 캐릭터들의 힘도 상당히 컸는데 범죄도시 2에서는 강해상이라는 캐릭터만 돋보이다 보니 메인 빌런에 대한 임팩트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범죄도시 1편의 윤계상과 아마 많은 비교를 할 것 같은데 순수하게 캐릭터만 보자면 손석구가 연기한 강해상이 더욱 악하게 보입니다. 버스 결투 장면은 정말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보는 것과 달리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타격감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줍니다.
장첸이 화장실에서 마석도(마동석) 형사를 만나 피 터지게 맞았다면 강해상은 버스에서 마석도 형사가 아니라 길가메시와 싸우는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동석이 휘두르는 주먹에 맞아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가기도 하고 다시 버스 안으로 끌고 와서 또 때립니다. 정말 그 잔인했던 강해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두들겨 맞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저항하는 '강해상'에게 악마의 주먹을 날려 박살을 낸 '마석도'는 결국 그를 체포하고 유유히 터널을 빠져나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1편의 누구도 예상 못했던 흥행으로 상당한 부담감 속에서, 감독도 다른 감독이고 무엇보다 최악의 악당이었던 '장첸'도 없는 상황에서 2편을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마동석이 있었고 손석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범죄도시 3편 개봉은 이미 확정이 난 상태입니다. 이번 2편 개봉과 동시에 범죄도시 3 촬영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영화 시사회 기자회견에서도 마동석이 범죄도시는 기획부터 시리즈물인 작품이기 때문에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마동석은 범죄도시에 대한 애정이 커서 무려 8편까지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범죄도시 3의 뉴 빌런으로는 ‘이준혁’이 캐스팅되었으며,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 이범수, 김민재 등이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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